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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불안한 세계경제> 전문가 진단-유럽

THE GREAT INVESTOR 2011. 8. 5. 23:40

<불안한 세계경제> 전문가 진단- 유럽

"유로존 시장 신뢰 잃어…고단위 정책 대응 필요"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세계 증권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유럽의 경제 전문가들은 5일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한 금융 당국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국가들의 국가 부채 위기와 관련해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늦기 전에 현재의 위기가 더 큰 경제권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패트릭 한(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아시아 및 중동 본부장) = 미국이나 유럽에서 나오는 지표들이 굉장히 변동성이 심하다. 매월 오르락 내리락 한다. 예전엔 트렌드가 보였는데 지금은 변동성이 너무 크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에 이어 이들 보다 부채가 많은 이탈리아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유럽 전체가 위험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미국 정부가 옥신각신하다가 채무 조정 관련한 해결책을 찾기는 했지만 수위조절이나 속도 면에서 만족스런 결과는 아닌 것 같다.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신뢰와 확실성을 중시하는데 질질 끌면서 시장에 안정성을 주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장 신뢰가 취약한 상황에서 정책적 대응이 늦어지고 있고 그 와중에 각종 기업이나 국가 관련 지표들이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변동성이 심해진 것이다.
기관들의 로스컷(손 절매) 물량이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봐서는 투자심리가 심각하게 위축된 것 같다.
지금 현상이 사실 몇달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 예견됐지만 그동안 유로존에서 정책적 대응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못했다.
채무조정이나 구조조정을 하려면 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하고 인력 감축이 뒤따라야 하는데 정치적 사이클이 복잡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특히 내년에는 세계 각국의 각종 선거가 유난히 많다.
미국의 경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벅차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유럽의 경우 사실 정책 조정이 가능하다. 특히 독일이 선두에 서면 해결될 부분이 많다. 유럽중앙은행에서 지원하면 된다. 유로안정기금이 보증을 서주고 채무불이행에 대한 조건들을 완화시켜주고 그러면 재정적으로 해결 가능한 것들이 있는데 그리스가 워낙 신뢰를 많이 잃었다.
처음 아일랜드에서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에 이어 벨기에까지 거론되니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제 질려버렸다.
어쨌거나 증권시장의 급락 사태로 인해 이제 당국의 정책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여건이 조성됐다. 어떠한 형태든 대응책이 나오겠지만 신뢰가 취약한 것이 문제다.
유럽중앙은행이 일찌감치 스페인과 이탈리아 문제에 대한 예방대책을 내놓았어야 하는데 계속 공전만 거듭했다. A가 안되면 플랜 B, C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이것이 유로존의 근본적인 취약점이다. 특히 위기 대처 능력은 수준 이하다.
한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때문에 고전하는데 리스크 관련 자산이 압력을 많이 받으니까 주식도 많은 압력을 받게 된다. 그나마 한국은 기업들의 매출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이 긍정적인 측면이다.
◇홀거 슈마이딩(독일 베어렌베르크뱅크 수석이코노미스트) = 유럽은 중요한 문제를 안고 있다. 유로존의 작은 주변국가에서 시작된 위기가 보다 큰 경제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는 시장에 대한 두려움이 두려움을 낳는 악순환을 중단시키기 위한 `서킷브레이커'가 필요하다.
유럽중앙은행이 4일 개입했지만 현 단계에서 정확히 무엇이 필요한지 핵심을 짚지 못했다. 이탈리아의 문제에 관한 유럽중앙은행의 대응은 제한된 범위내에서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채권을 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결정은 매우 안이한 것이다.
만일 유럽중앙은행이 유로존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시장에 명확히 개입하려면 어제의 대응은 미흡하다.
유럽중앙은행은 금리를 동결하고 3월이후 중단했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재가동했다. 시중은행에 6개월 기한으로 자금을 무한정 공급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유로존의 채무 위기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수단들을 동원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긴축 및 개혁 노력들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위험한 게임이다.
지난 2주 이상 유럽은 위기가 실제 경제에 미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기회를 놓쳤다. 이제 문제는 그 피해가 웬만한 수준에서 남아 있을지 아니면 더 심각해질지 여부다. 이는 시간문제다.
◇조수아 레이먼드(런던증권거래소 수석 시장 분석가) = 오늘 장을 열자마자 팔자 주문이 빗발쳤다. 어젯밤 미국의 주식시장이 4.7% 급락한데 이어 오늘 일어나자마자 아시아 시장의 가파른 하락세에 직면했다.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광산주와 금융주, 유류 관련 주식 등이 맥을 못추고 있다.
이번주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보인 정확한 이유를 뽑아내기는 쉽지 않다.
미국의 채무에 대한 우려가 미국의 경제가 성장세로 나아기기 힘들 것이라는 불안감을 증폭시킨 것은 틀림없다. 미국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온 것도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마르셀 브로스 코메르츠방크 수석 전략가 = 우리는 전례 없는 유로존 위기를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모든 원인의 밑바탕에는 투자자들의 자신감 상실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한다.
이러한 자신감 상실은 유럽이 금융 위기를 다루는 리더십에 투자자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지속가능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서 유럽이 지금까지 해온 단편적인 접근 방법을 바꿔야 한다. 위기가 발생할때마다 조금씩 출연하는 임시방편으로는 곤란하다.
신뢰할 수 있는 장기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통화동맹(EMU) 정치인들의 위기관리 접근방법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데이비드 코언(액션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 불안감이 가장 큰 문제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세계 경제가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회복이 둔화되고 이것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식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다.
정치인과 경제 당국자들이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킬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확신이 부족하다. 중앙은행들이 더이상 수단이 없는 것 같다는 근본적인 두려움이 있다. 따라서 유럽연합을 이끄는 당국자들이 유로존의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ofcour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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